기후변화로 우리나라 대표 침엽수인 소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소나무 개체 수의 감소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었으나 계절에 따른 뿌리 수분 흡수 패턴의 변화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안정동위원소(δ2H와 δ18O)를 이용하여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인 백운산 일대의 침엽수림과 혼효림에 서식하는 소나무의 계절별 수분 이용 패턴을 조사하였다. 이를 위해 각 조사지의 5개의 토양 깊이(10cm, 30cm, 50cm, 100cm, 120cm)에서 라이시미터를 설치하여 2017년과 2018년 4월, 6월, 8월, 10월에 토양수를 채취하였다. 소나무 수액은 자체 제작한 초저온 증류 진공 시스템을 이용하여 추출하였다. 토양수와 소나무 수액의 안정동위원소(δ2H와 δ18O)는 공동광자감쇄분광기(Cavity Ring Down Spectrometer)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소나무의 계절별 수분 이용 패턴은 토양수와 수액의 안정동위원소 비를 베이지안 혼합모델에 적용하여 토양수의 깊이별 기여율을 추정하였다. 혼효림에서 서식하는 소나무는 봄철에는 10∼30cm 깊이의 토양에서 약 77% 이상의 물을 끌어다 사용하였으나, 가을철에는 10cm부터 120cm까지 모든 깊이에서 균등하게 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엽수림에 서식하는 소나무는 4월에는 표토에서 약 58∼75%의 높은 비율로 물을 흡수하였으며 6월과 8월에는 100∼120cm의 토양에서 약 52∼78%의 물을 이용하였다. 특히, 소나무는 6월에는 100cm 깊이에서 주로 물을 사용하였으나 8월에는 더 깊은 곳인 120cm의 물 이용 비중이 증가하였다. 10월에는 소나무가 50∼120cm에서 균등하게 물을 이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 결과, 소나무는 계절별로 물을 이용하는 깊이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무더운 여름철에 소나무가 뿌리를 수분 함유량이 표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심토까지 발달시켜 수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 결과는 향후 우리나라 산림의 종 구성 변화를 예측하는데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